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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팀/이전 참여자들

[폭력] 무지에서 나오는 뻔뻔한 언어폭력 이 글의 주제는 무지에서 나오는 뻔뻔한 언어폭력이다. 여기서 뻔뻔함이란 무엇일까. ‘뻔뻔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부끄러워할 만한 일에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다.’라는 뜻이다. 성소수자로서 살면서 우리는 많은 혐오와 차별이 섞인 말을 듣고 살아간다.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내고, 상처 받고, 되새기고 싶지 않아도 되새기게 되는 쪽은 성소수자들이다. 그들의 발언은 충분히 부끄러워해야 할 말이지만 그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뻔뻔히 말을 내저지른다. 이들은 왜 성소수자에 대해 무지한가.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을 가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성소수자가 어디에나 있는 당연함을 이상함으로 취급하고 성소수자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하면 그 존재를 지우려 한다. 그와 함께 부정적 인식을 심기 때문에 그들은 무지하다.. 더보기
우리에게 필요한 '메타 페미니즘' 우리에게 필요한 ‘메타-페미니즘’– 현대 한국의 넷-페미니즘 담론 비평인멸전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여성 혐오주의자이다.’ 우리는 모두 한 번쯤은 이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페미니즘 운동 진영에서든, 대학 캠퍼스에서든 간에 말이다. 어쩌면 이를 페미니즘 운동의 성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페미니즘에 대한 옹호는 인간이 갖추어야만 하는 최소한의 덕목이라는 인식이 확산하였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대개 여성 억압이 가장 유서 깊고 가장 만연한 억압임을 전제하며, 심지어 그렇기에 여성 억압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대 한국의 페미니즘 담론은 크게 두 가지 흐름을 이루고 있는데, 한쪽은 ‘워마드’로 대표되고, 다른 한쪽은 교차적 페미니스트와 맥을 같이 한다. 한때나마 페미니스트임을 자.. 더보기
퀴어의 짝사랑 퀴어의 짝사랑 들어가는 글 이 글을 그 친구가 읽을 수도 있고, 자신이 글의 소재가 됐다는 게 불쾌할 수도 있지만, 내 생애 널 가장 사랑했고, 너를 통해 내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모든 로맨틱 성향의 퀴어들의 짝사랑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또한 이 글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기에 공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퀴어의 비퀴어(혹은 비퀴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에 대한 짝사랑은 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사실 미안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늘 미안하기만 하다. 퀴어와 비퀴어의 짝사랑이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려고 생각해보니 사랑을 느낀다는 것 외에 모든 게 다르다. 또한 짝사랑의 고통과 외로움이 .. 더보기
오직 ‘여성 인권’ 만을 위한 커뮤니티, 워마드 오직 ‘여성 인권’ 만을 위한 커뮤니티, 워마드 엘펜 최근 워마드(WOMAD)에 대하여 말이 많다. 워마드는 여성 인권만을 위한다며 여타 소수자, 특히 성 소수자를 배척하는 등, 전형적인 TERF(트랜스-배타적 급진주의 페미니즘), 혹은 분리주의 페미니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들의 양상은 외국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어떻게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 그러한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 원인이야 많고 많을 것이나, 그 중 하나는 워마드의 기원에서 찾을 수 있겠다. 워마드의 탄생은 2015년 말의 메갈리아 분열 사태이다. 이 사태는 어떠한 메갈리아 유저의 글로부터 시작되었다. 해당 글에서는, 성 소수자 운동에서 게이들은 게이가 아닌 나머지 성 소수자를 배척하며, 레즈비언과는 .. 더보기
한국형 TERF인 ‘워마디즘’ 비평 - 윤리성과 전략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형 TERF인 ‘워마디즘’ 비평 - 윤리성과 전략성이라는 측면에서 멸치 워마드는 낡은 주제다. 워마드의 탄생은 예고된 것이며, 워마드가 창출해내는 담론은 이미 출처가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 워마드에 주목하고, 새삼스럽게 그들의 담론을 파헤쳐야 하는가. 워마드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무엇이며, 질이 좋은 워마드 비판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이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오랫동안 고민했던 바이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몇 가지 사실을 밝혀두려 한다. 필자는 여성으로 지정받은 트랜스 당사자이며, 여성도 남성도 아니지만 여성으로 패싱(passing)한다. 이러한 특성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불리하게 작동하지만, 여성으로 패싱 가능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특권이기도 하다. 수많은 여성전용 공간에서 여.. 더보기
욕망에 이름 짓기, 그리고 다시 지우기. "Love Wins!" "사랑이 이긴다!" 퀴어문화축제부터 성소수자 이슈 관련 집회 현장까지, 상당히 자주 들을 수 있는 구호들이다. 실제로 서울퀴어문화축제 슬로건에 '사랑'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등장한 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랑'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비규범적 로맨스-섹슈얼리티의 정상성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성애'가 아닌 '사랑'도 '사랑'이기 때문에 정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그런 말들이라고 생각된다. 즉, '사랑'이라는 말이 가지는 가치와 정상성, 호소력에 크게 의존한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슬로건을 전면으로 내세울 때,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비규범적 로맨스-섹슈얼리티만을 포함할 수 있는 슬로건은 젠더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간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