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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팀

익명 님의 생애기록

날짜: 170805 

인터뷰이- 익명

인터뷰어-개복치, 덴타타

참관인-카나

기록, 각주-덴타타

 

-

 

개복치: 자기소개 먼저 듣고 인터뷰 갈게요.

 

인터뷰이: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올해 봄에 [각주:1]재정체화해서 지금은 젠더리스고요, 딱히 지향성은 아예 정체화 안 하기로 해서 적극적으로 정체화 안 하려고요. 지금은 그냥 휴학하고 있어요.

 

개복치: 저희가 지금 이거를 생애사 인터뷰를 하는 거니까, 어릴 때부터 쭉 들어보고 싶은데 어릴 때 퀴어로 자기 인식을 하게 된 것과 관련이 있는, 기억나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인터뷰이: 제 정체화나 이런 것에 사건이 없어요. 사건이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자료, 지식, 정보에 거의 의존해서 했기 때문에. 저 사실 예전에 2013년도인가 제가 책자를 하나 구했는데 그때 정체화 이미 한 후였거든요. 재정체화하기 전에 처음 정체화했을 때인데, 그때, 무지개들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책자가 두꺼운 게 하나 있었어요. 청소년 성소수자 인터뷰한 거. 그거 보면서 이질감을 좀 많이 느꼈어요. 12편인가 되는데 다들 사건들이 하나씩 있어요. 무슨 누구를 만났다, 라든가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다, 이게 다 정체화의 계기가 됐다는데 그런 건 별로 없어요, 사실. 그냥 사건이라기보단 커뮤니티에 정체화하기 전에 먼저 들어가서 활동하면서 , 그건가 보다.’ 한 거지 딱히 크게 그런 건 없었어요. 되게 스무쓰하게.

 

개복치: 그 커뮤니티는 어떤 커뮤니티였어요?

 

인터뷰이: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열여덟 살 때, 여름에 [각주:2]his love story라는 데에 가입을 했어요. 다음의 굉장히 유명한, 남성 성소수자라고는 적혀있지만 사실 [각주:3]시스젠더 게이 위주의....... 그곳에 가입해서 활동하다가 얼마 안 돼서 바로 정체화한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지금으로 말하면 비혼, 비연애주의자였고, 그땐 독신주의라고 말하면서 다니긴 했는데 애초에 그런 게 좀 껄끄러웠어요. 이성연애중심 어쩌구저쩌구 그런 게 다 껄끄러웠거든요.

 

개복치: ‘his’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인터뷰이: 그냥 뒤지다 보니까 나왔어요.

 

개복치: 원래 관심이 있으셨던 건가요?

 

인터뷰이: 고등학교 때 [각주:4]BL소설, [각주:5]야오이, 이런 거 듣고 나서 카페를 털어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his’ 나오고, , 이게 뭐지, 해서 보니까....... 오히려 활동하다가, 정체화하기 전에 활동하다가 몇 주 만에 정체화한 거라서. 저는 그런 쪽이에요.

 

개복치: 그 커뮤니티에서 친구라든가, 다른 사람들 오프라인으로 만나보신 적 있어요?

 

인터뷰이: , 지금도 연락하고 있죠.

 

개복치: , 지금까지 연락하시는 거면 되게 오래되셨네요.

 

인터뷰이: , 맞아요. 6? 5년 넘었죠. 6년째네요. 그때는 진짜 사람 많이 모였던 때 한 번 나갔는데 그건 진짜 우연히 나갔던 거거든요. 제가 작정하고 나간 게 아니라. 그 뒤로 스무 살 때 이후에는 오프 모임 같은 [각주:6]포멀한 건 안 나가고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보고, 이 정도였어요.

 

개복치: 친구 분들하고는 지금 어떻게 잘 지내시게 되신 거예요?

 

인터뷰이: 그냥 카페 채팅방 같은 거 있잖아요. 거기에 제가 거의 트위터 상주하듯이 상주해 있었어요.

 

개복치: 친구라도 그렇게 오래 연락을 이어오기가 쉽지 않은데 되게 연락을 잘하고 계시네요.

 

인터뷰이: 그냥 연락하다보니까 됐어요. , 근데 사실 중·고등학교 친구 중에 연락하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지금. ·고등학교 친구들이 싫다기보다는 강제로 던져진 곳이잖아요. 그런 데 별로 정을 못 느껴요 제가. 친한 것도 잘 모르겠고. 지금 생각해보면 친했나? 라는 생각도 들고.

   

개복치: 어릴 때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주변 사람들이 어떤 아이라든가, 그런 평가를 받아보신 게 있으신가요?

 

인터뷰이: 어릴 때 진짜 많이 울었거든요. 이건 좀 상관없는 얘기긴 한데.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오래 있었어요. 그리고 많은 또래랑 어울리기보단, 초등학교 때부터 십 몇 년 동안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지금 한 명은 별로 연락 안 하고 있긴 한데.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대인관계를 맺어보지 않았어요. 그런 게 불편해요.

 

개복치: 소수랑 깊게 관계를 맺으시는 편이군요.

 

인터뷰이: , 맞아요.

 

개복치: 그때 이전에는 딱히 이쪽에 대한 지식이 없으셨던 거죠?

 

인터뷰이: , 없었어요. 없었고, 대학교 가면서 이쪽으로 이론화된 지식을 얻게 된 거지, 고등학교 때 이전엔 그냥 모르고 살았거든요.

 

개복치: 그럼 고등학교 때 이전엔 이성애중심적인 발언이나 그런 걸 들을 땐 어떤 기분이 드셨어요?

 

인터뷰이: 그냥 내 일 아니고 그런가 보다, 했어요. 별로 제 일 같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그런 거 있잖아요. 여자인 친구랑 서로 조르고 놀 때, 서로 안고, 일단 그런...거 할 때 서로 엮는 것 자체가 되게 불편했어요. 그런 게 그때부터 아주 불편했어요. 딱히 그때 나는 무슨 뭐 게이야, 이렇게 정체화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때부터 아주 그랬어요.

 

개복치: 가족 분들하고 마찰이나 충돌 같은 건 없으신 거예요?

 

인터뷰이: 모르죠. 아닌 것처럼 살죠. 가족들한텐 완전 [각주:7]클로짓이에요.

 

개복치: 형제 있으세요?

 

인터뷰이: 누나가 셋이 있는데 아무도 몰라요. 저번엔 제가, 얼마 전부터 어떤 계기로 연락을 아예 안 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 [각주:8]연세대포럼집을 다 받았어요. 그게 트랜스젠더, 성소수자 이슈 그런 거였거든요. 그거 보고 나서 엄마가 저한테 그런 거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아니라고 했죠. 엄마가 너 트랜스젠더 그런 거냐?”라고 했는데 상대가 이해도 부족하고 제가 이해시키기도 피곤하고, 어차피 관 짜기 전까지 끌고 가도 저한테 뭐라고 할 사람 없거든요.

 

개복치: 가족 분들하고는 사이가 좋으세요?

 

인터뷰이: 마찰은 없고, 그렇다고 나쁜 편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해 보면 그냥 좋은 편인 것 같아요. 근데 끈끈한 정,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가족 간에 서로 챙겨줘야 한다, , 이런 거 저는 잘 모르겠거든요. 낳은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개복치: (웃음) 그렇죠. 그러면 아버님은 그런 언질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으시죠?

 

인터뷰이: , 저희 아빠는 안 돼요. 왜냐하면 이번에, 확신은 없거든요? 근데 누나인가 엄마인가가 말했어요. “너네 아빠 홍준표 찍었다.” 해가지고. 지난번에도 1번 찍었을 거고요, 그 지난번에도 1번 찍었을 거거든요. 그래서 정치 얘기도 잘 안 해요. 제가 박정희, 박근혜 욕하다가 욕먹었거든요.

 

개복치: 집안 분위기가 보수적인가 봐요.

 

인터뷰이: 집안이 보수적이진 않은데 투표할 때만 보수적으로 변해요. 그래서 정치 얘기 잘 안 해요. 귀찮아서. 할 필요도 없고요.

 

개복치: 의복이나 머리스타일이나 그런 것에 대한 제재는 없으신 거예요?

 

인터뷰이: 그렇게 크게는 없어요. 근데 제가 치마 입는다고 하니까 남자가 무슨 치마냐.”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머릿속으로 딱 두 개가 생각났죠. ‘남자가 치마 입는 게 어떠냐.’ 이거랑, ‘난 남자가 아니다.’ 이게 있는데, 뒤에 건 말하면 안 되니까 앞에 걸 말하죠, 보통은.

 

개복치: 반응이 어땠어요?

 

인터뷰이: 그런 건 별로 안 좋아요. 그런 건 있어요. 제가 누나 옷 입을 때, 위에 티셔츠 같은 건 상관없는데, 바지나 그런 거 있잖아요. 머릿속으로 그런 게 있나 봐요. 옷에 대한. 그런 거 외에는 상관없어요. 제가 머리를 밀거나 귀걸이를 하거나 이런 건 딱히 신경 안 써요. 악세사리 같은 건.

 

개복치: 투표 얘기 제외하면 되게 무난하네요.

 

인터뷰이: , 되게 무난한 집이에요. 그렇게 큰 마찰도 없었고요. 사사건건 충돌이 있다거나 그런 것도 없어요.

 

개복치: 커밍아웃할 계획은 앞으로도 없으신 거예요?

 

인터뷰이: ,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게 있잖아요. 커밍아웃 안 하면 뭔가 감추고 있다든가, 진짜 나를 드러내지 못한다든가,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거든요. 굳이 왜....... 서로서로 다 모르고 지내잖아요.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가족 간에 비밀이 없어야 된다, 그런 생각 안 가지고 살아요.

 

개복치: 요즘엔 그런 집도 별로 없죠.

 

인터뷰이: . 맞아요.

 

개복치: 만약에 가족 분들 중 한 분이라도 [각주:9]퀴어프렌들리한 언급을 하신다면, 그래도 계획 없으신 거예요?

 

인터뷰이: , 없어요. 어디까지 퀴어프렌들리하고, 어디까지 알고 있을지 모르잖아요. 트위터 판도 그런데 여기라고...트페미 판도 굉장히 퀴어프렌들리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시스젠더 프렌들리한 사람들이 많고, 그렇죠. 트위터 판 뜬 것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사람들 못 믿겠어서 뜬 거거든요. 민낯을 봐야 하는데 민낯을 안 보여주더라고요.

 

 

개복치: 그러면, 지금 트위터 얘기가 나왔으니까 트위터로 넘어가 볼게요. 아까 그, 여행자 말씀하셨을 때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 되셨다고 했는데, 그럼 트위터는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인터뷰이: 원래 메모용으로 쓰려고 했거든요. 그냥 한 줄 메모용. 그러다가 이 사람 저 사람 이제...트위터 시작하기 전부터 퀴어이론을 보고 있었거든요 F(젠더퀴어 활동가)님이 블로그에 올리신 게 있는데, 900페이지 짜리 논문집이 있고, 그래서 그걸 보고 있었는데, 트위터하면서 메모를 해야겠다, 해서 딱 제가 아직 페이스북할 때쯤이었어요. 남성성 연구. 연구라기보단 공부하고 있었을 때? 남성성, 남성의 역사, 이런 거 같이 읽으면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그게 고민이었거든요. 남성성이 뭐지? 왜 나는 남성이지, 이런 거.

 

개복치: 그게 언제쯤이었나요?

 

인터뷰이: 올해예요, . 정말 딱 올해예요. 그래서 몇 달 전에 재정체화한 거예요. 그래서 이제, 트위터하고, 트위터에서 사람들하고 몇 번, 뭐라고 해야 하지. [각주:10]계폭했다가 다시 살렸다가, 그러다가 지금 딱 안정적으로 트위터를 이용한 지 3개월 정도 된 거죠. 안정적인 기반이, 제 친목 관계나 이런.

 

개복치: 근데 지금 다시 계폭하셨잖아요. 이젠 아예 안 하시는.......

 

인터뷰이: . 아예 관뒀어요. [각주:11]뒷계까지 다 계폭했어요.

 

개복치: 그러면 다시 활동하실 계획은 없으신 거예요, 트위터에서?

 

인터뷰이: 2주 동안 생각해보고 2주 뒤에도 정말 하고 싶으면 재고해 보는 걸로 하고요. 그 전까진 들어갈 생각 아예 없어요. 뭐지? 그런 거 가끔 날아와요, 사람들이 제 언급을 한다고. 평소엔 안 그러다가, 사람이 있을 땐 모르는데 없으면 안다고 하잖아요. 그런 사인들이 오는데, 그래도 생각은 없어요. 제가 그런 것도 해보거든요? 제 뒷계, 뒷계로 있었을 때 제 이름을 [각주:12]서치해봤어요. 그런 거 보면서 사람들이 내 얘길 하고 있네.’, 이러고 트위터 탈퇴한 다음에도 몇 번 해봤어요. 딱 그 정도예요. 지금. 딱 연락할 사람 한 7명 정도 빼고 다. 사람들한테도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요. 그냥 죽지 않고 살아있다, 그 정도만 알려달라고 하고, 다 모른 척 해달라고 했거든요. 입막음 해달라고. 아실 거예요. 아시죠?

 

개복치: , 저는 알죠.

 

인터뷰이: 트위터 플랫폼 되게 좋은 계기였어요. [각주:13]논바이너리 관련 담론 다 트위터로 흡수했는데 지금 제가 말하는 거 보면 한 1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하거든요. 딱 입 닦고, ‘난 원래부터 이런 걸 알고 있었어.’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3개월밖에 안 됐어요. 재정체화한 계기도 그것 때문이었고.

 

개복치: 그럼 지금 딱히 커뮤니티에 소속된 건 없으신가요?

 

인터뷰이: [각주:14]여행자에 가입 신청을 했는데요, 가입이 됐대요. 근데 제가 트위터도 안 하고 아무런 sns를 안 하잖아요. 여행자에서 메일이 왔는데, 제가 메일로 답변을 했거든요. 오픈카톡방 초대해 달라고. 근데 아직 답변이 없더라고요. 메일이라서 그런지 늦어요.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다 안 해요, 지금은.

 

개복치: 여행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어요?

 

인터뷰이: 트위터로 알았죠. 근데 트위터 그만두고 나서 여행자 가입한 거죠.

 

개복치: 여행자에 가입하셨다고 하셨는데, 왜 활동하는 걸 결심하셨나요?

 

인터뷰이: 뭐라도 일단 계속해서 하는 게, 참여하는 게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게. 그 다음에 이건 현실적인 문제긴 한데 아직 회비를 안 걷는다고 하더라고요. 후원금만 받고. 그 다음에, 활동 같은 것도 뭔가 강제되는 측면이 없고, 저는 그런 어떤, 느슨한 활동을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를 갈아서 바치고 싶진 않아요. 활동가들 [각주:15]번아웃되는 거 보고 막 이랬는데, 힘들겠더라고요. 전 그렇게 못 살아요.

 

개복치: 주변에 활동가들이 좀 계신가요?

 

인터뷰이: . 많았죠. 트위터하다가 그런 활동가 분들...알고 지내던 분들 중에 활동가들도 많았죠. 트위터에서 뭐, 활동가 B 님이라든가, 활동가 C 분이시라든가, 골수 활동가들도 몇 명 계셨고. 전 활동 쪽보단 확실히 이론 쪽이죠.

 

개복치: 활동을 통해 인터뷰이 님이 연구나 공부에 얻으려고 하는 게 있으셨나요?

 

인터뷰이: 활동을 통해 뭔가 얻어가려기보단 그냥 한 쪽 발을 걸치고 있으려고 들어간 거예요. 언제 다시, 혹시, 돌아갈지도 모르는...근데 사실 그런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있고요. 사실 트위터를 통해서 얻어갈 건 다 얻어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보니까 트위터의 담론이 1년 주기로 계속 돈대요. 저는 계속 도는 걸 보고 있는 거잖아요. 몇 개월 동안 계속 돌고. ‘돌려돌려 혐오판이라고 해서 계속 도는데, 한 번 도는 걸 다 봤거든요. 저한테 더 이상 지식이나 정보를 줄 수 있는 수단으로서 트위터는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예전에 해봐야 뭐, 포럼 정보나 이런 거였는데 이미 생애사 방도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고, 원래 트위터를 통해서 들어가게 된 카톡방도 그렇고, 여행자도 그렇고. 트위터, , 가끔 생각나는 말을 적을 데가 없다, 이 정도인데 그건 이제 뭐 차차 적응해야죠.

 

개복치: 그러면 여행자에 가입하셔서 [각주:16]오프모임은 안 가보셨어요?

 

인터뷰이: 아니요. 트위터 탈퇴하고 나서 이틀 됐어요. 오프모임도 안 나가봤죠. 제가 카톡방도 아직 초대 안 됐어요. 메일로 하다 보니까. 초대해달라고 하고 싶긴 한데 그냥 기다리려고요. [각주:17]디엠 보내면 다 끝나기는 하는데 그것 때문에 다시 들어가고 싶진 않아요.

 

개복치: 그러면 여행자는 어떤 모임인가요?

 

인터뷰이: 성별이분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해서, 당사자만 참여할 수 있는 건지 그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논바이너리 정치나 트랜스 정치 중심으로 하는 곳이에요.

 

덴타타: 여행자는 당사자만 가입이 가능한데 바이너리 트랜스젠더도 가입이 가능해요.

 

인터뷰이: 여행자?

 

덴타타: , 여행자예요.

 

인터뷰이: 모르고 있었어요. 여행자는 이번에 서울퀴퍼에서 활동가 A 님이 거기 앉아서 열심히 뭘 하고 계신 걸 보고 있었거든요. 여행자 맞죠, 그분? 활동가 B 님 계시던 데. 부스 안 가보셨나요?

 

카나: 그 부스 맞을 거예요.

 

덴타타: 부스 가봤는데, 제가 활동가 A 님은 아는데 활동가 B 님은 몰라서요.

 

개복치: 활동가 A 님이랑 활동가 B 님이랑,

 

인터뷰이: 동일인물이에요.

 

덴타타: , 그래서 이름이 여러 개라고 하시는구나.

 

인터뷰이: 딱히 뭐, 감추시는 건 아니니까 괜찮겠죠? 트위터에서만 활동가 B 님이라고 부르고. 근데 전 트위터에서도 활동가 A 님이라고 하거든요. 몇 번 뵌 적도 있어요, 실제로. 재미있는 분이죠.

 

개복치: 되게 귀여우신 분이죠.

 

인터뷰이: 1년 뒤엔 저도 그렇게 돼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뭔가 자기 서사를 끊임없이 팔아먹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개복치: 그럼 자기 서사를 만드는 사람이 돼야겠네요. (사이) 되게, , 트위터를 한 지 얼마 안 되셨다고 했잖아요. 근데 평소에 인터뷰이 님 트위터를 보면 되게, 말씀하시는 게 뭐라 그래야지, 흡수력이 빠른 것 같아요.

 

인터뷰이: , 제가 예전에 [각주:18]나에 대한 퀴즈해서 내가 트위터를 몇 년도부터 시작했나퀴즈를 했는데 사람들이 50프로가 넘게 2014년도를 찍었더라고요. 그 전부터 한 거 아니었냐고. 트위터란 플랫폼 자체가 좋은 플랫폼 같은데, 저한텐 좀 양날의 칼 같아요. 처음에 팔로워 3자리 되기 전에 계폭을 한 번 했거든요. 구십 몇 명의 사람들하고 쌍방향, 원래 뭘 할 때 쌍방향 소통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요. 트위터는. 그래서 한 번 접었다가 지금은 팔로워 100, 팔로잉 100 해가지고, 400은 뭐 알 바 아니고 제가 서로 [각주:19]맞팔인 사람들하곤 소통을 하는데 이젠 되더라고요. 100명 넘는 사람들하고 이게 되더라고요. 근데 사람들을 못 믿겠어요.

 

개복치: ...퀴어이론, , F(젠더퀴어 활동가)님 블로그를 통해서 [각주:20]불법퀴어이론하고 그거를 읽고 메모하기 위해서 트위터를 하셨던 거잖아요.

 

인터뷰이: 여러 가지를 위해서 했어요, 트위터는. 그런 메모들, 그랬다가 이제 사람들하고 소통하다 보니 메모용으로만 해야지,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하루에 트위터 막 열여덟 시간 씩 하고, 제가 일어나서 트위터 시작하고 잘 때 트위터 끄거든요.

 

개복치: 그러면 그 F(젠더퀴어 활동가)님을 포함해서 퀴어이론에는 어떻게 접하게 되셨어요?

 

인터뷰이: 원래, 계기는 잘 모르겠거든요. 근데 제가 대학교 입학할 때부터 퀴어이론 되게 공부하고 싶어 했어요. 근데 이제 그땐 전공까진 아니고 공부 정도였는데. 솔직히 페미니즘 먼저 했어요. 누가 신입생환영회에 나가서 이런 말하니까, 페미니즘 해볼래? 해가지고 그때 꼬드김 당해가지고 바로 입학하자마자 페미니즘 한 학기 하다가, 그 당시에는 그 이론의 급진성 때문에 잘 모르겠다, 해서 저는 그게 좀 불편했거든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에서 제일 빨갱이 같은 사람 중에 한 명이 됐는데, 그 당시에 제가 그때 느낌으로 [각주:21]래디컬한 이론에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다시 시작해서 했는데, 지금은 어디 가서 래디컬이라고 함부로 말하기 좀 그래요.

 

개복치: , 래디컬페미.......

 

인터뷰이: , 오용된 래디컬이 많아서. 근데 그 당시엔 그런 거에 익숙하지 않아서, 페미니즘하고 이제, 여학생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그러니까 학내 활동하다가, 퀴어이론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올해예요, 사실. 그 전까지 본격적으로 뭔가 보진 않고 페미니즘 공부하다가 곁다리로 보고 있었죠.

 

덴타타: 아까 대학교 입학했을 때 페미니즘 공부를 권유 받았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식으로 권유 받고 어떤 곳에 들어가서 활동하신 건지 궁금해요.

 

인터뷰이: [각주:22]신환회 자리에서 퀴어 이론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는데, 거기 계신 분 중 한 분이 페미니즘 학회 있다고 그곳에서도 퀴어 이론 다룰 거라고 해서 영업에 혹해서 갔어요. 과 내부에 있는 페미니즘 학회였어요.

 

덴타타: 그 안에서 마찰은 없었나요?

 

인터뷰이: 마찰은 딱히 없었는데, 잠시 쉰 적이 있어요. 운동방향이나 사상이 다소 급진적인 느낌이 있어서요. 급진적이란 말이 요즘은 많이 오염된 단어이지만요. 지금은 어느새 저도 굉장히 빨간 사람이 되었지만요.

 

덴타타: 그 단체를 나온 정확한 이유는 뭐였나요?

 

인터뷰이: 단위 재생산이 안 되어서 그냥 망했어요. 페미니즘 [각주:23]리부트 시기 전이어서 다들 고생하면서 유지하다가 결국 단위를 폐쇄하기로 했죠.

 

개복치: 전공이 어떻게 되세요?

 

인터뷰이: 전 철학이에요. 원래는 큐레이터 하려고 철학을 전공했거든요. 왜냐면 한국에서 큐레이터 하려고 전공할 수 있는 데가 거의 서울권 내에 세 군데밖에 없어요. 서울대 미학과, 홍대 예술하고, 그리고, 고대 조치원에 고고미술사학과라고 하나 있거든요. 근데 제가 국사를 싫어해서 서울대를 안 가기로 했어요. 사실 점수는 상관없고 국사가 싫어서 안 한다, 하고 정당화하고 일단 서울대를 재끼고 그 다음에, 홍대는 주변의 압박이라는 게 있잖아요. 기대라는 것도 있고, 그렇죠. 재꼈어요, 그래서. 고대 조치원도 그래서 재꼈고요. 원래 이렇게 학벌주의적으로 말하면 안 되는데. 집과 학교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공부를 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적당히 그 사이에서 철학과. 원서 6개 중에 다 철학과 넣었어요. 부모님께 말 안 하고. 그냥 대학교 원서 써야 한다, 돈을 달라, 이래가지고. 그러니까, 카드로 긁히는 순간까지 제가 뭘 넣는지 모르셨어요.

 

개복치: 그럼 나중에 알고 뭐라고 안 하셨어요?

 

인터뷰이: . 처음엔 서울대 안 갈 거면 경찰대 가라, 이런 소리까지 들었거든요? 그때 몇 번 싸웠어요. 근데 그리고 나서 그냥 놔두시더라고요. 맨날 뭐, 경영학과를 가라, 경제학과를 가라, 회계를 가라. 저 학원 선생님이 저한테 회계학과 추천하신 적 있거든요, 저 중학교 땐 학원을 안 다녔는데, 다 씹었죠. 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어요.

 

개복치: 되게 목표가 확고하시네요.

 

인터뷰이: 사실, 저한테 도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 다 흘려듣거든요. 아무리 그게 좋은 말이어도. 그래서 고등학교 선생님하고도 예전에 상담을 하고 그랬어요. 그게 특강 내에서 어떤 진로 설계를 하고 그런 거였는데 그 선생님도 저 불러 놓고 진로 설계는 안 하시고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내가 무슨 말해도 넌 듣고 싶은 것만 들을 테니까 그냥 할 말은 없겠다.” 해서, 날 잘 파악하고 계시구나, 해서 그냥 수다 떨다 왔거든요. 그래서 철학 전공하고, 지금 문화비평하는 거 복수전공하고 있어요. 연계전공이라고 해서. 그건 따로 전공이 없고 부전공으로만 있는 건데, 그렇게 두 개 하고 있어요.

 

개복치: 큐레이터 말씀하셨는데, 언제부터 큐레이터를 희망하셨어요?

 

인터뷰이: 고등학교 때 미술 실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하지 말래요. 취미로 하래요, 취미로. 그러다 보니까 미술책, 그림책 보다 보니까 보는 게 더 재미있어 가지고 계속 큐레이터 쪽으로 연구했어요. 중학교 때는...솔직히 중학교 때 장래희망은 다 쓸데없다고 생각하고, 그땐 별 거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큐레이터 한다고 지금 미술사 책이나 관련한 것도 많이 다녔는데, 지금은 생각이 없어요. 대학교 1학년 때까진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생각 없어요.

 

개복치: 그러면 좋아하는 작가 있으세요?

 

인터뷰이: 작가 많죠. [각주:24]마그리트 좋아하고, 초현실주의 쪽 좋아하고 그래요. 그런 이질적인....... 추상화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사실. 뭔지 모르겠어요. 뭘 해놓은 건지 잘 모르겠고. 머릿속으로 대충 무슨 뜻이다, 하는 건 아는데 와 닿지 않아요. 아무튼 간에, 여러 번 바뀌었어요. 대학교 때 진로를 두 번 바꿨어요. 지금은 퀴어생애사 연구하는 쪽으로 확고하게 정했어요.

 

개복치: 그러면, 두 번 바뀌셨다고 했는데, 큐레이터에서 어떻게 바뀌신 거예요?

 

인터뷰이: 철학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원래는 철학 전공, 철학교수 하려고 하다가 뭐하지, 해서 그 안에서도 한 번 바뀌었어요. 원래는 프랑스 뭐 어쩌구저쩌구 하기로 했는데 사변철학, 관념철학, 재미도 없고 돈도 안 될 것 같고, 그리고 뭐, 뜬구름 잡는 얘기가 어느 순간부터 싫어지더라고요. 저 원래 뜬구름 잡는 얘기 되게 좋아하는 편인데, 지금은 별로예요. 그래서 논리학, 이론철학, 언어철학, 이런 거 하려다가 트위터 시작하기 전까지 계속 그거 하려고 했었는데요, 그거 하다보니까 별로 또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도 있었고. 퀴어생애사, 퀴어이론 쪽 연구 한국에서 잘 안 하잖아요.

 

(오프 더 레코드-퀴어 이론을 연구하는 여타 학과와 여성학계에 대한 이야기)

 

개복치: 그러면 퀴어이론에 관심이 있으시다고 했는데, 퀴어이론도 되게 분야가 다양하잖아요. 어떤 쪽에 관심 있으신가요?

 

인터뷰이: 지금은 논바이너리 쪽 정치학. 그게 좀 아직은 이론의 형태로 크게 발전이 안 됐잖아요. 왜냐면 제가 들었을 때, 그게 [각주:25]텀블러나 서구권 커뮤니티에서도 2010년대 이후, 2010년대 이전이긴 한데 그게 후부터 거의 가시화된 지 채 한 십 몇 년 된 것밖에 안 되고 사실 그게 역사가 짧잖아요. 이론화 돼있는 것도 별로 없고. [각주:26]LGBT라고 말하는 운동 자체는 역사가 오래됐잖아요. 거의 50년 가까이 됐는데, 그건 안 되니까. 그리고 논의된 것도 별로 없고 재미있잖아요.

 

개복치: 어떤 건지 설명을 잠깐 해주실 수 있으세요?

 

인터뷰이: 그게 좋아요. 젠더는 완전히 허구라는 슬로건이 너무 좋아요. 허구라는 게 없다라든가, 지금 젠더 정체화한 사람들을 다 부정할 생각은 아니거든요, 제가. 저는 트위터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젠더 해체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젠더정체성이, 어떤 젠더를, 특정 젠더를 가지거나 뭐 그런 사람들을 쫓아다니면서 [각주:27]불링하거나 그러고 싶진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저는 젠더란 개념이 궁극적으로는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는 사람이거든요. 그런 걸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죠. 그래서 정체화한 계기도 거의 그런 쪽이에요. 이건 좀 이따가, 제 얘기할 때 말씀드리는 걸로 하고, 그래서, 젠더 없다, 다 허구. 저한텐 일종의 자기선언 이상으로의 의미를 안 가져요, 젠더라는 게. 그런 쪽의 주장이에요. 젠더도 그렇고, 지향성도 다 그래요. 저한텐 다 그런 느낌이에요.

 

개복치: 젠더는 허구라는 말이랑, 정치학이라고 하셨잖아요, 정치학이랑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잘 감이 안 오는데.

 

인터뷰이: 여행자도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그 성별이분법이라고 둘로 나눌 순 없고, 여러 가지로 다 나눌 수 있다, 같은 거라든지, 도 사실 저는 그게 어떤 본질적인 젠더라는 게 있거나, 뭔가 어떤 내재한 그런 게 있어서 사람의 젠더가 결정된다거나 그거에 영향을 받아서 변한다거나 그런 생각을 절대 안 하거든요. [각주:28]본질주의 되게 경계하는 입장에서, 자기, 어떤, 이건 E(젠더퀴어 활동가)님이라고, 번역이란 개념을 쓰셨더라고요, 그분은. 그래서 자기 삶이라든지 이런 걸 젠더로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지 절대 내 몸속에 젠더라는 게 있는 게 아니다, 그러셔서 이걸 일종의 정치학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본질주의, 젠더에 대한 본질주의적 관점이라든가, 이분법적 관점, 그 다음에 뭐 [각주:29]생물학적 환원론 다 반대하고 있거든요. 그것도 다 정치학이잖아요. 최근에 그, [각주:30]퀴어퍼레이드, [각주:31]서울퀴어문화축제죠. [각주:32]애프터파티 문제 때도 [각주:33]여혐이기만 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도 되게 정치적인 주장이잖아요. 그 입장도, 여혐이다, 라고만 주장하는 것도. 근데 저는 여혐이고 여성억압이라고 해서 여성만이 차별을 받았다라고 하는 [각주:34]프로파간다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가부장제라든지 성별억압 이런 것도 그런 것도 다 [각주:35]바이너리 그런 쪽으로 보고 있어요. [각주:36]시스바이너리 중심 정치학? 지형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논바이너리 정치학이란 이름을 굳이 쓰고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있어 보이잖아요. (웃음)

 

 

개복치: (웃음) 있어 보이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인터뷰이: 팔아먹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 전 제 자신을 꾸준히 팔아먹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다음 주 금요일 날 자료, 정보, 지식이 정체성이 된다는 것이라고 F(젠더퀴어 활동가)님이, 어디였더라, 무슨 [각주:37]북소사이어티인가 거기 서점에서 강연한다고 하셔서 거기 가기로 했거든요. 거의 그런 쪽에 관심이 있어요. 정체화, 지향성, 이런 걸 언어 쪽에서 접근하는 그런 것들.

 

개복치: 그러면 퀴어이론을 계기로 트위터에 가입을 하셨다가,

 

인터뷰이: , 맞아요. 그리고 저는 정체화에 되게 정치적인 목적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여러 가지 있어요. 굳이 젠더리스라든가, 아니면 뭐, 여러 가지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거죠.

 

개복치: 그럼 정치적 레즈비언 이런 거랑 비슷한 건가요?

 

인터뷰이: 조금 달라요. [각주:38]정치적 레즈비어니즘 같은 경우엔 그런 거잖아요, 성별 권력, 젠더 권력, 그런 성별 위계를 뭐 어떤 편성된, 배치되어 있는 그런 젠더권력을, 일상적 관계에 대한 거부, 저항인 거잖아요, 일종의. 여성의, 여성에 의한 공동체 중심이라든가 어떤 이런 걸 말하는데, 레즈비어니즘이라는 게 실제 어떤 레즈비언하고 관련도 있지만, 일치하는 게 아니잖아요. 정치적 레즈비언이란 게. 이런 것보단 정치적으로서 정체성을 이용해 먹고 있는 거죠. 젠더 그게 뭐냐, 난 그런 거 잘 모르겠다. 증거 있어? 증거 대봐라.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없어요, 증거가. , 증거, 역사에서 봐도, 남이 저를 남성으로 기른다든가, 남성으로 호명된다든가, 남성으로 분류된다든가, 뭐 이런 건 있는데 의료법 상으로 남성으로 돼있다든가, 근데 내적인 증거 없잖아요. 제가. 그런 외부적인, 이론적인 공부를 하다보니까 그런 외부적인 것들이 하나도 증거가 될 수 없잖아요. 의료, , 행정, 길러진 거 다 지들 맘대로 나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 거지. 그런 것 때문에 내가 정체성이 결정된다고 생각을 안 해서, 거의 그런 의미였어요.

 

개복치: 그럼 지금 어떻게 정체화하고 계세요?

 

인터뷰이: 지금은 젠더가 없다고 그냥 말해요. [각주:39]젠더리스라는 표현 사실 잘 안 쓰고 싶어요.

 

개복치: 지향성은 어떻게?

 

인터뷰이: 그것도 거부하고 있죠. 그냥 정체화 안 하기로 했어요. 그걸 굳이 정체화할 필요가 있나. , 뭐라고 해야 하지, 계속 흘러가고 바뀌고 뭔가 관계에 의해 변하는 그걸 어떤 언어 하나로 붙잡아낸다는 것 자체가 되게 힘든 과정이에요. 사실 이번에 15일까지 써내는 글도 거의 그런 주제거든요. [각주:40]에이스펙트럼. 스펙트럼이란 말 사실 별로 안 좋아해서. [각주:41]에이로엄브렐라. 그런 쪽에서 이제. 원래는 그런, 그쪽에도 정체화를 하다가 포기했어요. 못 찾겠어요. 기존에 있는 단어로 못 찾겠으니까, 이름 붙이는 거 뭔 의미 있나 해서 그냥 이대로 살아야지, 해가지고. 거의 그런 의미예요.

 

덴타타: 아까, ‘누나라는 말을 사용하셨는데, 그 언어에 대한 [각주:42]디스포리아는 없으신가요?

 

인터뷰이: 없어요. 원래는 살짝 껄끄러웠거든요. 그게 뭐냐면, 그러니까 와 닿는다기보다는 내가 젠더가 없다고 정체화했는데 이렇게 말해도 되나, 했는데 자가당착이잖아요, 일종의. 근데, 그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굳이 기존의 언어 체계에서 없는 말을, 성별이, 그러니까, 여성인 친족을 부르는, 성별 중립적인 단어가 없잖아요. 없는데 그걸 굳이 만들어 쓸 수도 없고. 물론 시스터란 말이 있긴 하죠. 언니, 오빠, 이런 말이 없고, 그냥 성별화된 호칭이 없는, 그게 뭐지, 부르는 사람의 성별이 없는 호칭의 문화권의 언어를 가져와서 쓸 필요도 없고, 관습적으로 이미 쓰고 있는 거잖아요. 불편하지 않아요. 아주 편하죠.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제가 어떻게 변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 그거를 한다고 해서 과거의 내가 어떻게 살았고, 사실, 재정체화했다고 해서 제 과거가 변하는 것도 아니에요. 어떻게 살지, 이런 것만 대충 조금 변하겠죠. 그 정도.

 

개복치: 그러면 재정체화 이전엔 어떻게 정체화를 하셨어요?

 

인터뷰이: 그게 그거예요. 그냥 카페 가입해가지고.

 

개복치: 딱히 정체화를 안 하신 거예요?

 

인터뷰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남성이라고, 저한테, 남성패싱되는, 그 당시에 [각주:43]패싱이라는 말을 몰랐으니까, 그때 저 되게 이상한, 지금 제가 그때 당시 저를 보면 굉장히 빻은 사람이었고, 트랜스젠더를 막 몸, 마음 이딴 식으로 설명하고 [각주:44]폴리아모리랑 [각주:45]폴리가미 그 시스템, 그 친족 시스템, 그러니까 일부다처제랑 폴리아모리랑 구분 못하고 막 거의 그 정도 레벨의 인간이었어요. 그러니까, 몇 년 사이에 되게 빠르게 흡수한 케이스인데 그때 보면 딱히 섹슈얼한 끌림을 느껴본 적도 없고요 로맨틱한 끌림도...연애 한 번 해봤거든요, 근데 그냥 사귀자고 해서 사귀다가, 모르겠어요. 그 사람한테 로맨틱한 끌림, 섹슈얼한 끌림 느꼈는지 잘 모르겠고 그냥 어쩌다 보니 정들었으니까 계속 만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되게 강한 유대감, 이런 식으로. 지금 와서 생각하면 오히려 [각주:46]퀴어플라토닉 관계에 가까웠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입장에선. 그것 때문에 오히려 기존에서 말한 그 [각주:47]알로로맨틱 중심적인 어떤 로맨틱함은 못 느껴본 것 같아요. 그렇게 살다가, 1년 만났다가 헤어지고 다시 사귈 때 이때도, 지금 만나고 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제가 어떤 연정을 느껴서 사귀었던 것 같긴 한데요, 그 이후에 막, 그런 건 못 느끼겠어요. 애인한테도 말했어요. 재정체화한 거 다 말했고, 근데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개복치: ‘his’에서 만나신 분이에요?

 

인터뷰이: 아니에요. 전 애인은 그런데 지금 애인은 저랑 한 십 몇 년 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이에요. 원래 친구였는데, 그냥 애인하기로 했어요.

 

개복치: 저번 애인 분한테도 말씀하신 거예요?

 

인터뷰이: 그 전 애인은 제가 재정체화한 거 모르죠. 아득히 예전이에요. 제가 2014년도니까. 아득하지는? 근데 재정체화하고 나서 보면 좀 옛날이죠. 지금 애인은 1년 넘게 만나다 제가 재정체화한 거 알려준 거예요. 애인도 어느 정도 적당히 배려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 제가, 재정체화한 이후에도 원래 [각주:48]남성애자란 말을 썼었거든요? 근데 남성이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안 쓰기로 했어요. 남성 뭐지? 기준이 없잖아요. 패싱? 젠더정체성? ,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되게 불편한 설명을 쓰고 있었어요. 나와 유사한 사람, 이렇게. 신체적으로 유사한 사람이 훨씬 편하긴 하거든요. 사실 섹슈얼한 끌림은 별로 느껴본 적이 없어서 [각주:49]오토코리섹슈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오토코리섹슈얼로 정체화를 못한 이유가 뭐냐면요, 오토코리 섹슈얼의 경험을 보면 실제로 섹스에 참여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는데 저는 어떤 섹슈얼한 끌림을 느낀다거나 그런 건 없고 그냥 분위기가 어떻게 되다 보니. 그걸 섹슈얼한 끌림이라고 생각을 안 하거든요. 그냥 이 사람하고 뭔가 육체적인 관계를 통해 성적인 만족감을 얻고 싶단 생각은 아니고, 거꾸로예요, 사실. 하면 성적인 만족감이 오니까 그냥 하는 거지. 어떤 그런 목적성 자체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근데 그게 단어로 설명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정체화를 안 하기로 했죠. 그런 쪽으로.

 

개복치: 애인 분은 알로로맨틱이거나, 아니면.......

 

인터뷰이: 애인은 자기를 퀴어라고 말 안 하니까, 그냥 [각주:50]비퀴어 남성이라고 보시면 돼요. 근데 웃기지 않아요? 비퀴어 남성인데 저랑 만나고 있다는 게? 거의 퀴어 오브 퀴어인 사람이랑 만나고 있다는 게 웃기지 않아요? 거의 뭐 젠더하고 [각주:51]지향성 없고, 한 쪽은 없고 한 쪽은 모르겠고 이런 사람이랑 만나면서 자기는 퀴어가 아니래요. 근데 굉장히 정치적인 말이에요. 자기는 퀴어 운동이나 그런 거에 거부감을 느낀대요. 지금은 군대 갔다 와서 휴학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포스트메갈 현상이라고 불리는 일이 다 일어났어요. 저는 [각주:52]메갈 초기 때 봤는데, 메르스갤러리 때 군대를 갔다가, 그러니까 메갈 한창 나오기 시작했을 때, 군대를 갔는데 어느 새 메갈은 거의 죽은 사이트가 돼있고, 이미 그 온갖 변종과 혼종들이 등장하고 있던 시기였고, 애인이 그때 [각주:53]메갈리아, [각주:54]웜스탠스, 지금으로 말하면 웜스탠스에 가까운 사람들한테 한 번 데였어요. 한 번 데이고, 자긴 그런 사람들하고, 일종의 가해자로서 막 몰리는 게, 저도 가해자 피해자 정치 굉장히 안 좋아하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그런 데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적과 내가 확연히 갈리는. 그거 의미 없다고 보거든요, 저는.

 

 

(오프더레코드+여담-모 퀴어단체들의 활동 비판, 서울퀴어문화축제 비판)

 

인터뷰이: 전에 워마드에서 어떤 분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자기가 원래 젠더퀴어였는데 젠더퀴어 판이 너무 싫어서 젠더퀴어 안 하기로 했다고. 근데 그런 얘기할 수 있거든요, 솔직히? 젠더퀴어 아니라고 생각되면 재정체화할 수 있는 거예요, 자기 의지대로. 근데 정치적인 목적이 너무 보이니까 제가 싫어하는 건데. 마치, 페미니즘이 너무 싫어서 [각주:55]안티페미를 하겠다, 혹은 [각주:56]이퀄리즘을 하겠다, 같은 거고. 맨날 유튜브에 나와서 안티페미인 사람들이 한 말을 인용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한 명 있는데, 페미니즘의 잘못된 짓, 막 이상한 소리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라 싫은 거지, 다른 의도는 없는데,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맞팔이었던 사람이 어쩌다 보니까 이런 소리를 했어요. ‘정체성은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저는 그 말 완전히 부정하거든요. 의지대로 돼요.

 

개복치: ‘퀴어는 태어난다라는 말도.......

 

인터뷰이: 싫어해요. 굉장히 싫어하고, 변하지 않는 퀴어의 [각주:57]코어가 있다는 것도, 그러면 재정체화를 어떻게 해요. 그렇게 말하면 재정체화하기 전의 나의 삶이, 재정체화하기 전에는 게이로 살다가 갑자기 내가 젠더리스로 바뀌었고, 이게 내 정체성 사이에 엄청난 단절이, 단층이 생기는 건데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갑자기 내가 뿅하고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내 삶을 게이라는 말로 해석하다가 이제는 젠더리스라는 말로 해석하기 시작하고 앞으로는 이렇게 해석하겠다, 이 말 정도인데. 그런 말 너무 싫어해요. ‘태어났다.’ 선천/후천 따지는 것도 굉장히 싫어해요. 뭐 어쩔 거냐, 이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는 [각주:58]<진화의 무지개>, [각주:59]생생페미라고 해서 생물학과 페미니즘 간의 화해, 생물학, 여성학과 너무 잘못된 만남을 많이 갖고 있다. <진화의 무지개>란 책이 싫은 게 뭐냐면요, 자꾸 게이의 뇌’, 이런 걸 분석하더라고요. 죽기 전까진 뇌 어떻게 따 봐요. 만약에 게이라고 정체화한 사람이 있었는데 기술이 발달해서 뇌를 따 봤어요. 근데 아니에요. 그럼 그 사람 갑자기 게이가 아니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선천/후천 따지는 것도 안 좋아하고, 구성된다, 뭐 이런 말하는 것도 일절 싫어해요. 정체화했을 때 정체화가 어떤 맥락에서 이뤄졌나, 이걸 봐야 하는 거지, 선천이냐, 후천이냐....... 만약에 그게 의지대로 바뀌는 게 아니고 그렇게 태어난다고 쳐요, 근데 아무것도 경험 안 한 신생아 데려다 놓고 얘를 뭐라고 결정지을 수는 없어요. 그거는 백지상태예요. 얘가 비퀴어로 간주되긴 하는데, 모르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저한테는. 그래서 정체성 정치 너무 싫어하고, 그래서 환멸이 나요. 그게 자꾸 묶이기 어렵거든요. 트위터 판에서 떡밥 하나 던지면 지들끼리 싸워요. 저도 정체성 정치는 아닌데 페미니스트랑 정치 쪽이랑 묶인 사람들도 그렇게 개판 오 분 전 수준으로 맨날 싸우고 있고.

 

(오프더레코드-트위터 내 이야기)

 

인터뷰이: 사실 젠더리스도, 제 정체성이에요, 근데 그게 고정된 뭔가로 표현되는 게 싫어서 그냥 젠더가 없다고 표현하죠. 젠더/젠더정체성이 구분되는 말이라서 저는 구분해서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 욕망, 관계, 지향성도 정체화 안 하는 이유가, 그걸 어떻게 언어로 표현해요. 되게 정치적인 말이죠.

 

덴타타: [각주:60]젠더 논컨포밍이란 말이 있지 않나요?

 

인터뷰이: 젠더 비순응자라는 표현이 있죠.

 

덴타타: 그 말을 쓰실 생각은 없으신 거예요?

 

인터뷰이: . 그거는 별로 없어요. 비순응자이긴 한데, 그건 되게 넓은 개념이잖아요. 되게 넓은 개념인데, 저는 젠더가 없다고 표현하는 게, 굳이 그렇게 얘기하는 게, 제가 하는 표현, , 이런 게 어떤 젠더라는 코드로 읽히지 않길 바라요, 저는. 어떤 옷을 입든가, 뭘 하든가.

 

개복치: 아예 해석이 되지 않는.

 

인터뷰이: , 아예 젠더라는 코드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입장에서. 왜냐면 젠더 비순응자라는 게 성별이분법에 반대하는 그런 의미에서, 저 활동가 D 님 인터뷰 봤거든요. 근데 그분은 젠더 없다고는 말씀 안 하시잖아요. 100% 여성, 혹은 100% 남성으로 불리지만 않겠다. 그분 인터뷰에 내용이 있어서 제가 말씀드리는 거거든요, 인터뷰를 봐서. 그렇지, 그분이 젠더가 없다고는 말씀 안 하시거든요. 저는 그분하고 다르죠. 그래도 솔직히 자기를 젠더리스, [각주:61]에이젠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저랑 생각이 같은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젠더라는 [각주:62]라벨이 제 몸을 다 통과해서 빠져나가거든요. 제가 디스포리아가 없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거예요. 맨날 뭐, 성별 인증하라고 하면 남성 체크하죠. 체크하고서도 근데, 이게 더 이상 젠더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저는. 일종의 코드예요. 저한테는. 인간을 식별하는 코드로서 국가에 등록된 그런 것 이상의 의미가 없어요. 그것 때문에 제 인생의 뭔가 달라지는 일, 있겠죠. 분류된 한은 있는데, 그걸 거부하면 제가 살 수 있을까요? 없어요. 바뀌기 전엔 살 수 없죠. 바꿔나가면서 살긴 하지만, 그래서 제가 주민등록 앞자리 너무 바꾸고 싶긴 한데, 알력이 불편해요. 그것 때문에 생기는 마찰이.

 

개복치: 아까 정체성 뽕, 그런 얘기하셨는데 (오프더레코드로 함) 반대로 성소수자로서 자기 정체화를 하는 게 아니라 뭐 페미로서 정체화를 하지 않으면 굉장히 비난을 많이 받잖아요. 예를 들어서 웹툰 <****> 모 작가 인터뷰도 그렇고, 잠깐 논란이 많이 됐던 [각주:63]논페미 선언도 그렇고.

 

인터뷰이: , 맞아요. 논페미 선언이 있었죠. 근데 그거는, 일종의 페미뽕때문에 일어난 현상 중에 하나거든요. 논페미 선언 같은 경우는 제가 쓸 때, [각주:64]교차페미라는 말이 있잖아요. 교차성을 고려하는 페미니즘이라는. 일종의 [각주:65]하이픈 페미니즘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도 그냥 페미니즘한다고 안 하고 [각주:66]트랜스페미, 퀴어페미 한다고, 그쪽으로 공부한다고 하죠. 저는 가부장제 너머의 성별이분법 그걸 두들겨 부수고 싶은 사람이라서. 근데 논페미 쪽 주장이 그거였어요. 논페미랑 사이 별로 안 좋거든요, 사실 저는 논페미 쪽에 몇 명 [각주:67]맞블락 관계가 많아요. 처음엔 제가 그 사람 눈치를 좀 많이 봤어요. 되게 맞는 말하는 것 같고, 되게 사납게 말하잖아요. 속되게 말하면. 조금 날이 서있고? 근데 저한텐 그런 느낌이 없거든요. 근데 그 사람들 말 맞는 거 많아요. 교차성 페미니즘 한다고 했으면서 [각주:68]팻 셰이밍하고, 가난혐오하고. 근데 이거 교차성페미 이전에도 비판을 받았던 건데 얘기 많이 나왔거든요. 그 사람들이 페미니즘 안 하겠다고 한 이유가 그런 게 페미니즘이면 난 페미니즘 안 한다.’ 이거였잖아요. 근데 작가 입장에서는 이게 페미니즘적 작품이다, 아니다, 라고....... 모 프로게이머 사건도 사실 그렇거든요. 그 선수가 그 말했잖아요. 난 어떤 진영 싸움의 상징물로 이용되기 싫다고 했잖아요. 그 대리인께서. 그런 느낌이에요. 그게 진짜 일종의 약 맞은 것 같은 위험성이거든요. 그게 페미니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늘 페미니즘적 의도를 갖고 말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잖아요. 그 선수가 그걸 거부했으면 사실 상징물로 안 쓰는 게 맞아요. 이론 위에 사람이 있는 거지, 사람 위에 이론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 작가 같은 경우도 그게 어떤, 여태까지의 서사에서 페미니즘으로 해석될 수 있겠죠. 근데 모 작가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예요. 강남역 10번 출구 같은 경우에도 작년 집회였나요, 올해 집회였나요, 말이 있었어요. 유가족 측에서 말이 있었어요. 유가족 측에선 페미니즘이란 걸 모르는 상황에서 자기들이 어떤 정치적 프로파간다로서 이용되는 걸 굉장히 거부했거든요. 제가 그때 듣기론 그랬어요. 이번에 그래서 86일에 있는 집회도 말이 많아요. 강남역 10번 출구라는 그 상징성을 이용하는 걸 유가족 측에서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상징성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는 껄끄러워요. 물론 워마드 쪽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그 소문 때문에 싫기도 하고요. ‘오직 여성만또 나왔잖아요. [각주:69]비웨이브 집회도 싫어하거든요, 임신중단권 관련된 집회도. ‘오직 여성만계속 나오고 있고요. 일종의 정체성 정치예요. 그래서 싫어해요. 모 대학 세미나 사건 같은 경우도 그랬죠. 그 사람들 같은 경우엔 오직 여성만이란 표현을 안 쓰고 [각주:70]지정성별 여성만 된다고 표현을 했는데, 웃기는 표현이죠. 모 대학교 세미나에서 성폭력 가해자/피해자 관련해서 성폭력 피해자 분, 아무튼 성폭력 관련된 거였는데, 거기서 어떤 트라우마나 [각주:71]트리거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지정성별 여성만이라고 했는데, 말을 섬세하게 하지 못했어요.

 

덴타타: 그러니까 [각주:72]지정남성이 그 [각주:73]생존자 분들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못 오게 한 거예요. 그래서 트랜스여성 분이 항의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진짜 [각주:74]나이브한 답변이 왔어요.

 

인터뷰이: 맞아요. 근데 웃긴 게 뭐냐면요, 지정여성이 참여가 가능하다고 하면, 이제 호적정정 이전에 마지막 한 단계만을 남기고 있는, 물론 [각주:75]트랜지션이 단계가 있는 건 아니고, 계속 지속되는 과정인데 일종의 법과 의료적인 측면에서의 트랜지션. 신체적인 수술 측면을 얘기하는 거예요. 물론 호르몬 같은 건 계속 먹고, 이래야 되지만. 완벽하게 이제, 뭐라고 해야 될까.

 

덴타타: 남성으로 패싱되는 지정여성?

 

인터뷰이: . 맞아요. 남성으로 패싱되는 지정여성이에요. 엄밀히 말하면, [각주:76]부치 느낌 같은 것도 있어요. 완벽하게, 누구도, 그 사람이 수술했다는 이력하고 주민등록증을 보지 않는 한 밝혀낼 수 없는, 거의 그 정도 수준으로 수술을 마친 사람이 거기 들어가면 어떡할 거예요. 그런 느낌이었죠, 저한텐. 그래서 애초에 정체성 중심이라는 게, 논바이너리 얘기 나오고 그 다음에 다른 얘기 나오면서, 어떤 기호로도 특정 정체성을 배제하게 되면 항상 문제가 생기게 돼있어요. 법적남성을 배제한다고 그러고, 남성패싱을 배제한다 그러고. 근데 남성패싱이란 게 기준이 없잖아요. 만약에 정말 그, 부치를 넘어서 [각주:77]다이크란 표현이 있잖아요. 다이크라는...속어이긴 한데,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요.

 

덴타타: 다이크라고 하면 다 알 거예요.

 

인터뷰이: , 다이크라고 하면 다 아시죠? 근데 좀 더, 확실한 표현이 뭐가 있을까. 이게 되게 속된 표현이라, 원래 이런 표현 쓰면 안 되거든요? ‘싸우면 내가 질 것 같은이란 표현이 있잖아요. 흔히 남초 커뮤니티에서 나온. 그들이 그렇게 쓰는 말은 그거거든요. 어떤 초남성적인 면모를 보이는 어떤, 그런? 그렇게 패싱되는 사람이 거기 들어갔으면 어떡할 거예요. 그 사람은 지정여성이자 자기를 여성으로 정체화하고 있는 사람이고 심지어 그 사람이 만약에 비퀴어 여성인데 그렇게 하고 있다고 치면, 어떻게 할 말이 없잖아요. 가수 [각주:78]춘자 님 같은 느낌의. 우리가 알 수가 없는데, 정체성이란 건 알 수가 없어요, 우리가. 일종의 자기 선언이기 때문에. 그럼 안 되죠. 예전에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 안드로진 분한테 이런 얘길 했대요. “너 립한 거 [각주:79]안드로진이라서 한 거야?” 퀴어판 내에서도 그렇다니까요. 자기정체성 같은 건 함부로 누가 해석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런 식으로 말해요. 제가 귀걸이 화려하게 하고 다니고 너풀너풀거리는 걸 입는 걸 누가 너 젠더가 없어서 그런 거야?’라고 하면 죽이고 싶을 것 같아요. 그 순간만큼은. 디스포리아의 문제가 아니라 예의의 문제예요.

 

개복치: 퀴퍼에서 [각주:80]탑엘, [각주:81]탑지에서 부채 나눠주고.......

 

인터뷰이: , 정말 싫었어요. 그것도 웃긴 게 저한테는 안 줬거든요?

 

덴타타: 저한테도 안 줬어요.

 

개복치: , 진짜요? (웃음)

 

인터뷰이: 그러니까 그게 그 사람들 입장에서 중성적이란, 사실 중성적이란 표현은 일종의 함정 같은 말이거든요. 논바이너리 당사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전유하고 있는, 재전유하고 있는 말이면서, 근데 그게 어떤 중성적으로 보이고 싶다, 라는 논바이너리 당사자로서 저도 그러니까 그건 어떤 성별 코드로서 인식되기가 싫다라는, 어떤 그런 건데 중성적이라는 것도 되게, 어떻게 보면 남성 패싱 중심적인 중성성이란 말이에요. 치마 입으면,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중성적으로 꾸미고 해도 복장을 여성복이라고 불리는 걸 입는 순간 여성 패싱이 돼버려요. 그 중성성이라는 게 다 바지, 이런 건데 그게 일종의 여성적인 복장, 남성적인 복장, 중성적인 복장, 유니섹스/젠더리스 패션이라는 것도 되게 우습거든요. 텀블벅에서 하기에 되게 많이 웃었어요. 아이, 이게 뭐야. 젠더리스라고 해놓고. 젠더리스라고 했으면 사이즈 xx스몰부터 xx라지까지 나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근데, 사이즈가 하나예요. 아니, 두 개? 단 두 개였고, 그냥 통 큰 옷이었어요. 그러니까 사회에서의 중성성이 거의 그 정도 수준인데, 근데 뭐, 그냥 논바이너리 당사자들이 좋아하니까, [각주:82]뉴트로이스나 어떤 [각주:83]매버리크 같은 분들 경우엔 중성성이란 말 외에는 자기를 호명할, , 탈성이라는 말을 쓸 수도 없고. 근데 탑엘이나 탑지에서 그건 거의 만행이었죠. 확실하게 남성이나 여성으로 패싱되는 사람들한테도 그러니까, 자기네들이 생각했을 때 그렇게 패싱되는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하는 건 되게 예의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뭐...근데 서울퀴퍼는 늘 말이 많죠. 그렇게 역사가 오래됐고. 1994년도부터인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97년도인가, 아무튼. 8년 주기로 퀴퍼가 생긴다고 들었거든요. 2008, 아니, 2009년에 대구퀴퍼 생기고, 2001년도에 서울퀴퍼 생기고, 2017년도에 이제,

 

개복치: 제주랑 부산이요?

 

인터뷰이: . 서울퀴퍼에서 근데 그러면 안 되죠. [각주:84]앨라이들 빼먹지 않고 챙겨주더라고요. 그것도 싫어요. 외국 같은 경우엔 모 의류회사에서 앨라이를 A엄브렐라 들어가자고 앨라이 썼죠. [각주:85]LGBTQA까지였는데요. 깜짝 놀랐어요, 그거 보고. [각주:86]조울증 발언은 예삿일이 아니긴 했는데, 그거 사과 안 했잖아요, 결국.

 

 

덴타타: 아까 오프더레코드로 말씀하신 것 들어보면 페미니즘 관련 행사도 자주 다니시는 것 같은데, 페미니즘 관련이든 퀴어 관련이든, 행사 참여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나요?

 

인터뷰이: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다녀왔는데, 제가 마지막으로 간 게 13년도였거든요. 그때랑 규모도 많이 차이나고 분위기도 많이 차이나서 좀 놀랐어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그때보다 나아진 점도 많지만, 더 안 좋아진 점도 많은 거 같아요. 규모를 감당 못해서 좀 집어삼켜진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덴타타: , 그러셨군요. 고등학교 때 ‘his’에 가입하셨다고 했는데, 그때는 이런 행사들에 관심 없었나요?

 

인터뷰이: 그때는 행사가 있다는 것도 잘 모르고, 학교 다니느라 바빠서 시간도 없고 그랬죠. 대학 들어가면서 이제 정보도 접하고 그러다보니까 좀 활동적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닌 거 같아요. 'his'는 특히나 그런 행사 같은 거랑은 별로 접점이 없는 곳이기도 하죠.

 

덴타타: 그 시절에 비해 지금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시나요?

 

인터뷰이: 일단 아는 게 훨씬 많아졌는데,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때보다 더 정치적인 관심이 많은 사람이 된 것 같네요. 저 원래 정치활동에 그렇게 관심 없고 정치적 발언에도 관심 없었거든요. 대학교 1학년 때는 그나마 좀 관심 있었는데, 지금하고 비교하면 역시 지금이 더 많죠 그런 건.

 

덴타타: 뭐가 인터뷰이 님을 바뀌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세요?

 

인터뷰이: 공부하느라고 여러 가지 알게 되어서 그런 거 같아요. 딱히 뭐 큰 전환점이나 사건은 없었던 것 같네요. 아는 거랑 행동하는 거랑 일치해야 된다는 생각 정도였던 것 같아요.

 

덴타타: 그랬군요. 약속한 시간이 거의 다 됐네요.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인터뷰이 님의 인생을 통틀어 자신을 가장 괴롭게 했던 국가 제도나 행정은 뭐가 있을까요? 조례도 좋아요.

 

인터뷰이: 징병제요. 사실 거기 가서 일정 기간 지내다 오는 것 자체에는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안에서 사람들하고 부딪힌다는 거 자체가 좀 끔찍했어요.

 

덴타타: 군대 관련 얘기를 좀 더 해주실 수 있나요? 불편하시면 거절하셔도 돼요.

 

인터뷰이: 거기 오래 있지는 않았어요. 중간에 나와서 사실 별로 할 말은 없네요. 대단히, , 혐오와 차별적인 발언들이 난무하는 공간이어서 매 순간 불쾌감을 느끼긴 했어요. 그 안에서의 위계 문제도 계속 보여서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덴타타: 그럼 뭐 혹시 앞으로 자식 세대의 군대...아니, 재생산하실 생각이 있는지 안 여쭤봤네요. 아이를 입양하거나 낳으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인터뷰이: 아뇨. 제가 양육자의 위치에 있을 자격이나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전혀 생각 없어요.

 

덴타타: 그럼 10년 뒤의 인터뷰이 님은 어떻게 살고 계실 것 같나요? 아님 어떻게 살기를 바라시나요?

 

인터뷰이: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책 읽고 공부하고 글 쓰고 여유 좀 있게 지내고...근데 돈은 좀 벌었으면 좋겠어요. 먹고는 살아야하니까.

 

덴타타: 이젠 정말 시간이 다 돼서...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없으면 안 하셔도 되고요. (없음) , 그럼 인터뷰 마칠게요. 고생하셨습니다.

 

 

 

 

 


  1. 재(再)정체화. 이전에 갖고 있던 정체성과 다른 정체성으로 자신을 정의하는 것. [본문으로]
  2. 시스젠더 게이 위주의 커뮤니티. [본문으로]
  3. 지정성별과 정체화한 성별이 같은 사람. [본문으로]
  4. boys love. [본문으로]
  5. 남성 간 동성 연애물, 혹은 그것을 창작하고 즐기는 문화를 통칭하는 말. [본문으로]
  6. 정규적인. [본문으로]
  7. 한국어로는 ‘벽장’이라고 부른다.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성소수자를 이른다. [본문으로]
  8. 1년에 한 번 연세대에서 진행되는 ‘성소수자인권포럼’의 자료집을 뜻한다. [본문으로]
  9. 성소수자에 우호적인. [본문으로]
  10. 계정 폭파의 줄임말. 계정 삭제를 뜻한다. [본문으로]
  11. 뒤에 둔 계정. 본래 계정은 ‘본계’, 부차적인 계정은 ‘부계’, 혹은 ‘세컨계’, 믿을 수 있는 사람들하고만 팔로우한 사적인 계정은 ‘뒷계’라고 부른다. [본문으로]
  12. search. [본문으로]
  13. 젠더이분법에 들어맞지 않는 성별을 가진 사람들. 젠더퀴어보단 서술격의 의미가 강하다. [본문으로]
  14. 성별이분법(젠더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본문으로]
  15. burn out. [본문으로]
  16.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 [본문으로]
  17. 트위터 내에서 사용하는 쪽지. [본문으로]
  18. 트위터에서 유행한 해시태그. [본문으로]
  19. 서로 팔로우하고 있는 상태. [본문으로]
  20. 한 젠더퀴어 활동가가 퀴어이론 관련 자료와 자신의 칼럼을 온라인 페이지에 정리해놓은 것. [본문으로]
  21. 급진적인. 한국에선 분리주의 페미니스트(교차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시스젠더 여성만 ‘챙기는’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쓰이면서 단어의 뜻이 와전되었다. [본문으로]
  22. 신입생 환영회의 줄임말. [본문으로]
  23. reboot. 재시동하다. [본문으로]
  24. 르네 마그리트.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본문으로]
  25. 블로그와 sns를 결합한 마이크로블로그 플랫폼. [본문으로]
  26. 레즈비언, 게이, 바이, 트랜스젠더의 축약어. 서구권에서는 퀴어라는 말보다 LGBT, LGBTQ+라는 말을 더 빈번히 사용한다. [본문으로]
  27.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 보통 ‘사이버’와 합쳐져 ‘사이버불링’이란 말로 쓰이는데, 이는 온라인상의 괴롭힘을 뜻하는 말이다. [본문으로]
  28. 젠더는 실존하며, 젠더야말로 성별의 본질이라고 믿는 사상. [본문으로]
  29. 생물학이야말로 절대적 정의이며, 생물학적 성별이 진짜 성별이라고 믿는 사상. [본문으로]
  30. ‘퀴어문화축제’의 다른 이름. ‘프라이드 퍼레이드’라고도 불린다. [본문으로]
  31. 18년 전에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성소수자 축제. 서울 이외에도 대구, 부산, 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서울퀴어문화축제’라고 부른다. [본문으로]
  32. 서울퀴어문화축제 당일 밤에 클럽에서 열리는 파티. ‘프라이빗 비치’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위에서 말하는 ‘애프터파티 문제’는 게이클럽 ‘펄스’에서 열린 제 18회 서울퀴어문화축제(2017) 애프터파티에서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돈을 더 받은 사건을 말한다. [본문으로]
  33. 여성혐오. [본문으로]
  34. 특정한 사상적 노선(路線)이나 파당적(派黨的) 의도에 따라서 대중의 사회적 태도에 영향을 주려는 정보나 이론. [본문으로]
  35. 성별이분법에 해당하는. [본문으로]
  36. 시스젠더+바이너리의 합성어. [본문으로]
  37. 더 북 소사이어티. 소규모 출판물을 위한 페어로 시작되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하고 있다. [본문으로]
  38. 초창기 제2물결 페미니즘과 래디컬 페미니즘 내부에서 발생한 현상이며, 레즈비언 분리주의를 포함하지만 그에 의해 한정되지는 않는다. 이는 성적지향이 정치적이고 페미니즘적인 선택이란 이론을 포함하며, 레즈비어니즘을 이성애에 대한 대안이자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투쟁의 일부로서 옹호한다. [본문으로]
  39. 논바이너리 정체성 중 하나. 젠더정체성을 가지지 않거나 인식 가능한 젠더표현을 가지지 않은 사람. [본문으로]
  40. 무로맨틱, 무성애를 A라고 지칭하는데, 그 스펙트럼 안에 포함되는 정체성들을 통칭할 때 이렇게 부른다. [본문으로]
  41. 에이스펙트럼과 비슷하게 무로맨틱, 무성애 관련 정체성을 통칭할 때 쓰는 말. 엄브렐라는 스펙트럼보다 좀 더 입체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다. 스펙트럼은 일직선상에 놓여있는 느낌이 강하지만, 엄브렐라는 우산 밑에 들어가도 빗물이 튀길 수 있듯이 정체성 자체를 딱딱하게 나눠놓지 않는 뉘앙스가 강하다. [본문으로]
  42. 젠더 디스포리아의 줄임말. 한국어로는 젠더 위화감. 젠더경험의 일부에서 오는 부정적 느낌을 가리킨다. [본문으로]
  43. ~로 보임. ‘남성으로 패싱되다.’=‘남성으로 보이다.’ 소수자가 다수의 관점에 의해 다수자로 판단될 때 주로 쓰인다. [본문으로]
  44. 다자연애주의자. [본문으로]
  45. 다자혼인. [본문으로]
  46. 연애감정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정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가까운 정서적 유대감을 포함하는 관계. [본문으로]
  47. 유(有)로맨틱. [본문으로]
  48. 남성에게 끌림을 느끼는 논바이너리 당사자들을 위해 고안된 정체성 단어. 영어로는 안드로섹슈얼(androsexual)이다. [본문으로]
  49. 타인의 성관계를 보곤 섹슈얼 끌림을 느끼나, 자신이 성관계의 주체가 되는 것엔 거부감을 갖는 정체성. [본문으로]
  50. 비(非)퀴어. 비성소수자. [본문으로]
  51. 성지향성. 자신이 갖고 있는 로맨틱 끌림, 섹슈얼 끌림 등의 성질. [본문으로]
  52. 2015년도에 만들어진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의 줄임말이다. [본문으로]
  53. 메르스 갤러리+이갈리아. 이갈리아는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따온 것이다. [본문으로]
  54. 웜=‘워마드’. ‘워마드’는 ‘메갈’ 이후 생긴 분리주의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사이트이다. [본문으로]
  55.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 반대하는 사람들. [본문으로]
  56. ‘젠더 이퀄리즘’의 줄임말. 안티페미들이 페미니즘을 부정하며 만들어낸 새로운 사상이다. ‘젠더 이퀄리스트’들은 페미니즘으로는 성평등을 이룩하지 못할 거라 주장한다. [본문으로]
  57. core. 핵. [본문으로]
  58. 트랜스여성 생물학자 조안 러프가든의 성적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한 저서. [본문으로]
  59. 생물학과 페미니즘의 연결고리를 고민하는 페미니스트 모임. [본문으로]
  60. 젠더비순응. 젠더표현이 사회의 규정된 젠더역할이나, 젠더정체성에 대한 사회의 규범에 맞지 않는 누군가를 위한 표현이다. [본문으로]
  61. 논바이너리 정체성 중 하나. 젠더가 없다고 정체화한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된 정체성. 젠더리스와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젠더 없음’ 자체를 젠더로 삼는 정체성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62. label. 꼬리표, 딱지. [본문으로]
  63. nonfeminist. 페미니스트가 아닌. (위 선언을 한 사람들은 단순히 페미니즘에 발 들이지 않은 사람들과는 다르다. 페미니스트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한국 내 페미니스트 판에 환멸을 느낀 것이 주된 계기로 작용했다.) [본문으로]
  64. 계층, 성별, 문화 등에 따라 개개인의 경험이 다를 수 있고 그것이 서로 교차한다는 걸 고려하는 페미니즘. 세기 초 꽃 피웠던 백인 중산층 여성들의 페미니즘이 흑인 여성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 발단이었다. [본문으로]
  65. -(하이픈)페미니즘. 트랜스-페미니즘, 레즈비언-페미니즘, 이슬람-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등 다수 여성들에 의한 기존의 페미니즘을 비판하거나 보강하기 위해 제시된 페미니즘이나, 특색 있는 페미니즘을 일컫기 위해 쓰인다. [본문으로]
  66. 트랜스젠더리즘을 중심에 두는 페미니즘. 섹스와 젠더를 고정된 것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트랜스젠더퀴어’를 배제하는 몇몇 페미니즘 종파에 항거한다. [본문으로]
  67. 트위터 상에서 서로 차단하는 것. [본문으로]
  68. 누군가의 몸에 대해 살쪘다거나 비만이라는 식으로 비웃으며 그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는 것. [본문으로]
  69. 임신중단합법화시위. [본문으로]
  70. 태어났을 때 의사가 지정한 성별. [본문으로]
  71. trigger. 방아쇠, 계기. 여기선 누군가의 안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계기의 뜻으로 쓰였다. [본문으로]
  72. ‘지정성별 남성’의 줄임말. [본문으로]
  73. ‘피해자’의 대안으로 고안된 말. 피해 상태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닌 여전히 생존해 살아가고 있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제시되었다. [본문으로]
  74. naive. 긍정적으로 쓰일 땐 소박하고 천진하다는 뜻으로 쓰이나, 부정적으로 쓰일 땐 무신경하고 우유부단하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본문으로]
  75. 트랜스젠더퀴어들이 행하는 수술. 한국에는 '성전환 수술'로 알려져 있으나, 섹스가 변한다고 젠더까지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성확정 수술'이란 말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본문으로]
  76. 레즈비언의 부류 중 하나. 잠자리, 연애에서 리드하는 쪽을 뜻하기도 하고 지정된 스타일의 레즈비언을 뜻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77. dyke. 원래는 닻, 제방, 배수구, 수로라는 뜻이다. ‘초남성적인’ 부치를 뜻하는 속어이자 멸칭이다. [본문으로]
  78. 2004년에 데뷔한 가수. [본문으로]
  79. 논바이너리 정체성 중 하나. 남자를 뜻하는 그리스어 andro-와 여자를 뜻하는 gyne을 합쳐 만들어졌다. 주로 여성/여성성과 남성/남성성 사이에 있는 정체성이라고 표현되지만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체화할 수도 있다. [본문으로]
  80. 시스젠더 중심적인 레즈비언 채팅, 만남 어플리케이션. [본문으로]
  81. 시스젠더 중심적인 게이 채팅, 만남 어플리케이션. [본문으로]
  82. 논바이너리 정체성 중 하나. 일반적으로는 트랜스섹슈얼 정체성 중 하나로 분류된다. 말하자면, 외형적인 변형(트랜지션)을 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트로이스의 트랜지션은 바이너리 트랜스젠더들의 수술과는 다르게 ‘뺄셈’의 형태를 가진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성기를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제거하는 쪽이다. 그렇다고 수술을 안 한다고 해서 뉴트로이스가 아닌 것은 아니다. 이는 중립적인 젠더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고, 에이젠더/젠더리스와 비슷한 용례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83. 논바이너리 정체성 중 하나. 남녀, 혹은 둘로 유래한 모든 것에서 완전히 독립적이면서도, 젠더가 없거나 중립적인 젠더도 아니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고안된 정체성이다. [본문으로]
  84. ally. 성소수자들을 지지하거나 그들과 연대하는 비성소수자들. (성소수자 당사자 또한 성소수자의 앨라이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통상적으로는 비성소수자들에게 쓰인다.) [본문으로]
  85. 레즈비언, 게이, 바이, 트랜스젠더, 퀘스처너리(퀴어로 읽기도 한다), 에이엄브렐라. 여기 인터섹스까지 추가하면 LGBTQAI가 된다. [본문으로]
  86. 2017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무대 위 출연자가 조울증을 가볍게 말하고, 희화화하는 사건이 있었다. [본문으로]